한국사회 교육격차의 실태 및 원인

Abstract

IMF관리체제를 경험한 이후 한국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 가운데 최근에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회양극화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전통적으로 계층간 간극을 메우고 사회이동을 가능케 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던 교육이 이제는 계층 고착화 또는 양극화의 핵심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계층간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심화로 인해 사회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개연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에 발표된 각종 지표들은 계층간·지역간 교육격차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 주고 있다. 2004년 서울대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일반 가정 대비 고소득층 가정 자녀의 서울대 입학비율은 1985년 1.3배에서 2000년에는 16.8배로 급증하였으며, 졸업생 만명 당 입학생 수에서도 전국 평균은 10명에 채 미치지 못하는 데 비해, 서울시 전체는 약 15명, 서울 강남지역은 25명에 육박하고 있다(김광억 외, 2004). 또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평가 역시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 걸쳐 읍면지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도시지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으며, 부모의 학력별로도 큰 격차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학업성취 수준에 도달할 수는 없다. 오히려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이 아닌 거주지나 가정배경과 같은 요인으로 말미암아 처음부터 다른 출발선에 서게 되어 발생하는 격차는 시정되어야 한다. 저조한 학업성취는 학생 개개인에게 열등감과 심리적 위축감을 초래하는 등 정서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낮은 사회적 지위로 귀결되어 계층 고착화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이혜영, 2003). 이러한 연유로 말미암아 주요 선진국에서는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교육격차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을 입안하여 추진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일정 수준의 학업성취를 이루도록 지원하고, 특히 빈곤계층이 밀집된 지역의 학교에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NCLB(No Child Left Behind) 법안과 TitleⅠ프로그램은 이러한 맥락에서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계층간·지역간 교육격차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러한 격차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실증자료를 접하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구체적 실상을 밝히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어 있는 분위기 때문에 관련연구 자체가 무척 위축되어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리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한국사회에서 나타나는 교육격차의 실태 및 결정요인을 체계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