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20만종이나 되는 직업이 있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직업의 수도 2천여 종류나 된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종류의 직업가운데 여성이 선뜻 선택할만한 일감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여성만이 꼭 해야 할 이유가 충분한 업종도 별로 없다. 직업은 그 나라 산업의 구조와 발전속도, 문화수준, 사회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생성, 소멸되는 지각변동을 거치기 때문에 직업의 변화로 그 사회의 성격이나 발전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의 사회참여나 취업률의 현실은 어떠한가?
직업은 지위나 명예의 척도가 아니라 생활수단이며 삶의 가치이고 미래를 위한 오늘의 준비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직업에 종사한다는 사실은 경제성 확보를 의미하며 생활인으로서 사회적 안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당당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잠재 실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은 입직의 경험이 한번도 없기에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아니다. 따라서 구직등록도 한번 못해봤고, 실업자로 분류도 안되는 등외 실업자로서 직업인이 누릴 수 있는 권리와 대우가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실업자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각종 직업교육이나 재취직 프로그램 에서조차 제외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여성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던 직업세계에서 이제는 여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여성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감을 개발하고 여성능력의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유용한 인력으로의 직장진출과 각종 사회활동의 밑거름이 되게 하는 것은 가장 확실하고 실용적인 노동정책이며 실업대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