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실업계 고교를 통해 약 13만 명, 그리고 전문대학을 통해 약 17만 명이 경제활동 인구로 편입되고 있다. 매년 약 30만 명의 산업인력이 이들 직업교육 기관을 통해 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정부는 이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정책적으로 배려하여야 하는 당위성이 확보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다. 실업계 고교는 인문계 고교에 비해, 그리고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교에 비해 2류 교육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이들 기관에 입학하는 일을 자랑스러운 산업역군으로서의 길이 아닌 실패의 인생 선택으로 간주한다. 이들 기관을 졸업한 근로자는 능력보다는 학력을 중시하는 세계 최고의 학력중심사회에서 직업인으로서 자부심과 미래 비전을 갖지 못한 채 임금 격차, 승진 상 불리함,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 의해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업계 고교와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직업교육제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수준의 인적자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이 같은 문제 인식에 기초하여 여기에서는 실업계 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 직업교육제도의 발전 과제를 상정하고,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여야 할 정책 과제를 제안해 보고자 한다. 발전과제는 지식기반사회와 평생학습사회의 도래에 부응하는 대안을 중심으로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