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새해 다이어리가 한 권쯤 생깁니다. 월별, 주별, 일별로 계획을 세우거나 일정과 간단한 일기 등 뭔가를 기록하는 데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빈 노트입니다. 가끔 선물로 들어오는 고급 다이어리는 쓰기 아까울 정도로 예쁩니다. 그렇게 쓰기 아까워하거나 뭘 써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다 보면 몇 달이 그냥 지나가고 결국 그 다이어리는 연말까지 빈 노트로 남겨집니다. 친한 사람들과의 송년회 이벤트로 각자 ‘쓸모없는 선물’을 하나씩 가져와 추첨으로 나눠 갖는 놀이를 했을 때 연도가 지난 빈 다이어리를 가져온 사람도 있었다는데, 그 정도면 그 놀이의 취지에 대한 충실도는 극악한 수준일 겁니다. 그것에 당첨된 사람이 집에까지 들고 갔을지는 심히 의문스럽습니다.
대학입시를 마치고 신입생이 된 여러분에게도 날짜가 찍힌 새 다이어리 한 권이 생겼습니다. 물리적인 다이어리 북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채워 갈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빈 다이어리처럼 주어진 겁니다. 어떤 내용으로 채워 갈지 정하셨나요? 좀 어렵진 않은가요? 쓰긴 시작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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